DWELL NOTE 04 · CHAPTER 1
— 나를 다시 묻다
며칠 전, 강의를 하나 들으러 갔어요.
좋은 엄마가 되는 법을 배우고 싶어서였죠. 세 아이를 키우면서, 나는 자주 “이게 맞나”
흔들리니까요. 그날도 그런 마음으로, 낯선 강의실 구석에 앉았어요.
그런데 그 강의는, 아이가 아니라 나에 대한 이야기였어요.
정신이 번쩍 든 한마디
강의 앞부분에서, 교수님이 이런 말을 하셨어요. 요즘 사람들이 스스로를 어른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, 어른스럽게 말하지 못하는 거라고. 정신 차리라고요.
그 말에 갑자기 띵, 하고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.
솔직히 나는 마음 한구석에서 늘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거든요.
‘아, 내가 아직 20대였으면….’ 막연하게, 자꾸 지나간 시절을 돌아보면서요.
그런데 그 한마디에 알았어요.
나는 아직도, 어른이 된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구나. ‘
아줌마가 되었다’는 말이 그렇게 아팠던 것도 — 어쩌면 내가 스스로를 어른의 자리에 세우지 못해서였는지 몰라요.
인생은 편집이 가능하다
교수님이 이런 말을 하셨어요. 인생은 편집이 가능하다고.
우리에게 고통의 봉우리만 있는 게 아니라,
그 사이사이 반드시 좋았던 순간이 있었고 — 그걸 발굴해내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.
그 말에 마음이 멈췄어요.
나는 내 지난 시간을 늘 ‘무너진 시간’으로만 읽어왔거든요.
그런데 그 안에도, 다시 편집해낼 좋은 장면이 있었다는 것.
무너진 자리에서도 다시 읽어낼 이야기가 있다는 것.
사실 이건, 내가 이 브랜드를 시작한 이유이기도 해요.
앞에 꽃을 놓는다는 것
교수님이 그러셨어요.
사람을 앞으로 걸어가게 하는 방법은 두 가지라고. 뒤에서 총을 겨누는 것, 그리고 앞에 꽃을 놓는 것.
두려움으로 밀지 말고, 희망으로 이끌라는 말이었어요.
아이에게 “너는 뭐가 돼도 될 거야”라고 말해주는 것 — 그게 아이 앞에 놓아주는 꽃이라고요.
그 말은, 나에게도 필요했어요
“너는 뭐가 돼도 될 거야.”
아이에게 해주라는 그 말을, 사실은 내가 나에게 가장 해주고 싶었어요.
아줌마가 되었다는 말에 멈춰 섰던 나에게. 뭘 할 수 있냐는 물음 앞에서 작아졌던 나에게.
너도 뭐가 돼도 될 거라고.
네 인생도 다시 편집될 수 있다고.
사실 내 20대는, 내가 그리워하던 것처럼 반짝이지만은 않았어요.
스물셋, 나는 무작정 경기도로 왔어요.
성악을 전공했지만 노래가 두려웠고, 앞으로 뭘 하며 살지 막막했거든요.
피아노 학원에서 월 60만 원을 받으며, 잘 곳이 없어 고시텔에서 지냈어요.
카운터 옆, 침대 하나 겨우 들어가는 방. 혼자 감당하기엔 조금 무섭기도 했던 곳이었죠.
낮엔 피아노를 가르치고, 밤엔 그 방에서 잠만 자고 나왔어요.
그때는 그냥 초라한 시간인 줄 알았어요.
그런데 지금 다시 읽어보니, 그 스물셋은 이미 용감했어요.
아무것도 없이 낯선 도시로 걸어 들어간 그 아이는, 이미 ‘뭐가 돼도 될 사람’이었던 거예요.
내가 그리워해야 할 건 20대라는 나이가 아니라, 그때 그 용기였는지도 몰라요.
그리고 그 용기는, 나이와 상관없이 지금도 내 안에 있어요.
어른이 된다는 건, 무언가를 잃는 게 아니었어요.
20대의 나를 그리워하는 대신, 이제는 누군가 앞에 꽃을 놓아줄 수 있는 사람 — 앞서 걸어가는 선배가 되는 것.
그게 어른의 자리라는 걸, 이제야 알겠어요.
그래서 결심했어요.
아이 앞에 꽃을 놓기 전에, 내 앞에도 꽃 한 송이를 놓아주기로.
무너진 자리를 탓하기보다, 그 안에서 좋았던 한 장면을 발굴해내기로.
그게 나를 다시 세우는 일의 시작이니까요.
자주 묻는 질문
Q. 아이에게 칭찬과 격려를 어떻게 해줘야 할까요?
저도 방법을 몰라 헤매요. 다만 강의에서 들은 말이 오래 남아요 — 사고하는 힘까지 AI에게 넘기지 말라고요. 완벽한 문장보다, 내 마음으로 건네는 “너는 뭐가 돼도 될 거야” 한마디가 아이에겐 더 큰 꽃일지도 몰라요.
Q. 힘든 시간을 지나온 사람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?
저는 그렇게 믿어요. 인생은 편집이 가능하니까요. 무너진 자리에도 다시 읽어낼 좋은 장면이 반드시 있어요. 그걸 발굴하는 것부터가, 다시 세우는 일의 시작이에요.
✦ DWELL QUESTION 04
나는 내 앞에 무엇을 놓고 걸어왔을까 — 총이었을까, 꽃이었을까?
아직 다 알진 못해요. 다만 이제는, 내 앞에도 꽃을 놓아주기로 했어요.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 그 마음도, 나에게 같은 말을 건네고 있었다는 걸 — 이제는 어렴풋이 압니다.
Built to Dwell
Grounded in grace, built for hearts to stay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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